2009/06/18 01:21
[두산 리포트]
실제로는 4:1로 기아가 가져갔어야 할 경기가 4:5로 뒤집혀버렸다.
연이은 실책으로 2점을 먼저 내주고, 동점과 역전타 또한 애매한 상황과 에러로 내주고 만 것이다.
133경기 중 운좋은 날 하루일수도 있고, 한기주의 징크스일 수도 있다.
기아 팬들로서는 술퍼먹는 날이 될수도 있고, 두산 팬으로서는 길가다가 주운 경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잘 줍는 것이 강팀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기아의 선발진은 말 그대로 후덜덜하다.
윤석민- 구톰슨-로페즈-양현종-서재응 ...
맨날 이겨도 이상할 것이 없는 최고의 선발라인업이다.
두산의 타선은 그야말로 보잘것없다.
김현수- 김동주 라인을 제외하고는 A급 투수들에게 변변한 안타 하나 제대로 못뽑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고, 실제로 결과도 그러했다.
하지만 승부는 달랐고, 여기에서 두 팀의 팀컬러 차이이자 감독들의 야구철학의 차이가 나타난다.
내가 보는 김경문 야구철학의 키워드는 '팀'과 '승부'이다.
반면 조범현 야구철학의( 그의 스승 김성근도 마찬가지) 키워드는 '자기완성'이다.
김경문 야구는 선수 전원이 오로지 팀이 이기는 것만을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상대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안타를 칠 수 없는 실력의 김재호라면 벤치사인없이 무조건 진루타/희생플라이에만 집중한다. 6개월만에 대주자로 나간 19년차 전상렬이라면 섣부른 도루를 감행하지 않고 투수의 시선을 끌어 타자에게 실투를 유도하도록 한다. 하지만 기회가 보이면 냅다 달린다.
김경문의 야구에서 선수는 철저하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만을 한다.
어찌보면 그것이 두산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며, 과거가 화려하지 않은 선수들이기에 해낼 수 있는 야구이기도 하다.
컨택능력, 선구안은 어느정도 타고나는 것이 맞다. 타고난 것이 없기에 아마 시절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두산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타격은 슬럼프가 있고 주루플레이는 기복이 없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갖고 순간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춘다면 안타 하나 치는것에 버금가는 플레이를 할 수가 있다.
투수의 어깨는 타고난다. 하지만 투수는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한 예민한 존재이고 견고한 수비와 허슬플레이는 연이은 실점을 막고 분위기를 자기 팀으로 가져온다.
두산의 선수들은 김동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큰 결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래서 A급 선수가 될 수 없고 다른 팀이라면 주전으로 뛰기도 힘들다. 하지만 장점을 극대화하고 자신이 하지 못하는 부분 대신 자기가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에 두산은 강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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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다음에 '김경문은 어떻게 두산을 만들어냈는가?' 라는 글을 한번 써보겠다.
*오랜만의 포스팅이 희안하게도 또다시 기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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